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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사법개혁의 마지막 관문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 분리 없이는 전관예우와 권한 남용 구조도 끝낼 수 없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단순히 검찰의 권한을 줄이자는 데 그치지 않는다. 수사와 기소가 실질적으로 분리되지 않는 한 검찰은 사건의 흐름과 결과에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그 권한이 퇴직 후 전관예우의 기반으로 이어져 사법 정의를 왜곡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한 기관에 집중되면 검찰은 사건의 수사 방향부터 종결 여부, 기소 판단까지 폭넓게 관여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검찰의 판단이 사건 관계자의 운명을 좌우할 뿐 아니라, 현직 검사의 경력과 퇴직 후 시장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

 

 

수사권을 놓지 않으려는 경제적 유인

 

이연주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권을 놓지 않으려는 배경을 제도적 필요보다 경제적 유인에서 찾았다. 현직에서 어떤 사건을 맡고 어떻게 처리했는지가 퇴직 후 전관변호사로서의 수입과 연결되면서, 검찰 내부에 권한과 인사를 둘러싼 경쟁이 생긴다는 지적이다.

검사가 현직에 있을 때 행사했던 권한이 클수록 퇴직 후 의뢰인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되는 영향력도 커진다. 수사기관의 내부 사정과 사건 처리 절차를 잘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인적 관계와 조직 내 영향력이 전관변호사의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죽이는 수사로 명성을 얻고, 덮는 수사로 돈을 얻는다”는 냉소적인 표현까지 등장했다. 현직에서 강도 높은 수사로 이름을 알린 검사가 퇴직 후에는 수사를 막거나 축소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면, 수사권은 공익을 위한 권한이 아니라 사적 이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변질될 수 있다.

 

 

 

이름만 바뀐 직접수사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김용민 의원도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명칭만 다를 뿐 실질적으로는 직접수사권의 연장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을 공소 유지와 기소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전환하더라도, 예외적인 보완수사권을 폭넓게 인정하면 검찰은 계속 사건 수사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한다고 선언하면서 검사에게 독자적인 보완수사권을 남겨둔다면, 제도 개혁은 간판을 바꾸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 검찰의 명칭이 공소청으로 바뀌더라도 실제 권한과 영향력이 유지된다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권한은 그대로 둔 채 책임 구조만 복잡하게 만들 경우, 수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기관이 책임져야 하는지도 불분명해질 수 있다.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고 각 기관이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수사·기소 분리의 핵심이다.

 

 

전관예우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권한의 문제

 

전관예우는 일부 퇴직 검사나 변호사의 개인적 일탈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현직에서 보유한 권한이 퇴직 후 경제적 가치로 전환되는 구조 자체가 전관예우의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검사가 수사 방향과 기소 여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그 경험과 인맥은 퇴직 후 법률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사건을 맡긴 당사자들은 법률적 실력뿐 아니라 수사기관에 대한 영향력을 기대하며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다.

결국 검찰의 수사권이 유지되는 한, 그 권한을 둘러싼 거래 가능성도 계속 남게 된다. 보완수사권이 예외라는 이름으로 존치되더라도 검찰이 사건 처리 과정에 개입할 통로가 남아 있다면 전관예우의 구조적 기반 역시 완전히 해체되기 어렵다.

전관예우를 근절하려면 퇴직자에 대한 규제만 강화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현직 검사가 행사하는 권한의 범위부터 축소하고, 그 권한이 퇴직 후 사적 이익으로 전환되지 못하도록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

 

 

피해자 보호는 별도의 제도로 보완해야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피해자의 권리가 충분히 보호되지 못할 경우 검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 보호와 검찰의 직접적인 수사권 유지는 반드시 같은 문제로 볼 필요가 없다.

피해자 보호는 경찰과 전문 수사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실제로 이행되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 사건 관계인의 이의신청권, 수사 과정의 투명성, 외부 통제와 감찰, 형사절차상 권리 보장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

수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찰에 다시 수사권을 부여하면,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수사기관의 부실은 해당 수사기관의 역량과 책임 체계를 개선해 해결해야지, 검찰에 수사권을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 결과가 법률과 증거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보완을 요구하며, 최종적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직접 사건을 수사하는 기관과 그 수사의 적법성·타당성을 판단하는 기관이 분리될 때 상호 견제도 가능해진다.

 

 

검찰 약화가 아니라 권력 분산의 문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다. 수사와 기소라는 강력한 국가권력이 한 기관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각각의 권한이 독립된 기관 안에서 책임 있게 행사되도록 만드는 제도 개혁이다.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 법률적 판단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그 중요성이 검찰이 수사까지 직접 지휘하거나 수행해야 한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기소기관이 수사 과정에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수사 결과를 객관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

보완수사권이라는 예외를 폭넓게 인정하면 검찰은 다시 사건 수사의 중심으로 복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사·기소 분리는 형식에 그치고, 검찰 권한의 과도한 집중과 전관예우 문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조직의 명칭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아니라 실제 권한을 어떻게 재배분하느냐에 달려 있다. 검찰이 수사권을 내려놓고 공소와 기소 판단에 집중할 때 비로소 수사기관 간 견제가 가능해지고,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도 분명해질 수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사법체계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 과제를 끝내지 못한다면 전관예우의 구조를 끊는 것도, 수사와 기소의 실질적인 분리를 이루는 것도, 국민의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관련 기사 및 참고자료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301724001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00911156900001

 

 

뉴스연대 김숭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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