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재 사퇴, ‘이재명 선거법 파기환송’ 주심 논란이 결국 부담으로
박영재 처장은 전날 국회에서 법왜곡죄를 포함한 사법개혁 3법 중 첫 법안이 통과된 직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사의를 전달했습니다.

그는 입장문에서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 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대선후보였던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의 주심 대법관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해당 사건은 전원합의체 회부 전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졌고, “선거를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 속전속결로 판결이 내려졌다”는 비판이 정치권·법조계에서 제기돼 왔습니다.
왜냐하면 정권이 교체된 이후, 이재명 당시야당 대표에게 씌워졌던 사건들의 증거가 단순히 몇사람의 증언뿐이거나, 사진조차 일부만 잘라서 보여주는 등 조작된 것이라는 논란이 있어, 결과적으로 없는 죄를 뒤집어 씌우고, 정치적으로 피선거권을 박탈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올해 1월, 이 같은 정치적 논란을 알고도 박영재를 천대엽 전 처장 후임 법원행정처장에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한 달여 만에, 박 처장은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거센 여론과 ‘법왜곡죄 1순위 대상’이라는 비판 속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입니다.
조희대, “36일 만에 이재명 파기환송” 지휘…市民단체는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
조희대 대법원장 본인에 대한 의혹도 가볍지 않습니다.

한국언론·법조계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항소심 판결 선고 후 단 36일 만에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는 한국 대법원이 통상 수년씩 걸리는 정치·선거 사건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일부 언론은 “선거 일정에 맞춘 ‘패스트트랙 판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나아가, 시민단체는 2025년 조희대 대법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고발장에서는
- 2025년 4월 22일 조 대법원장이 돌연 해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 불과 9일 뒤인 4월 30일, 6만~7만 쪽에 달하는 기록과 당사자 주장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운 기간에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보한 변호인은 “이 정도 기간에 전원합의체가 충분한 토론과 검토를 거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사전 시나리오에 따라 결과를 정해놓고 형식적 회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부의 독립을 넘어, 대법원장이 특정 정치 일정과 맞물려 재판 절차를 사실상 ‘조정’한 것 아니냐는 정교한 의혹으로 이어집니다.
천대엽 전 처장은 선관위원장으로…‘윤석열식 인사 관행’ 닮은꼴
법원행정처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박영재를 임명하기 전, 법원행정처장이었던 천대엽 대법관을 다시 재판 업무로 돌렸고, 이후 천대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됐습니다.
하지만 선관위는 2013~2022년 동안 고위 간부 자녀·지인 특혜 채용 등 878건의 채용 비리 의혹에 휩싸이며,
- 감사원의 대대적 감사,
-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
- 여야의 개편 요구
한가운데 놓인 조직입니다.
그럼에도 사법행정 수장 출신 대법관을 아무런 정치적 책임 논의 없이 선관위원장으로 올린 인사는, 과거 윤석열 정권이
- 검찰 출신 측근들을 요직에 줄줄이 앉히고,
- 선관위 인사를 통해 정치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행태와 닮은꼴 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리하면,
- 이재명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에 깊이 관여했던 박영재를 행정처장에 앉히고,
- 논란이 한창인 선관위를 사법부 출신 인사로 재장악하는 그림을 그린 조희대의 인사 스타일은,
사법부가 정쟁에서 한 발 물러나기보다는 정치 한복판으로 더 들어가는 모습 에 가깝습니다.
사법개혁 3법과 맞선 대법원…정치적 중립성 논란 자초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에 대해, 대법원과 조희대 대법원장은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특히 법왜곡죄(판·검사가 의도적으로 법을 왜곡한 경우 형사처벌)와 재판소원(확정판결에 대한 헌법소원 허용)에 대해선, “사법 독립 침해” “사실상 4심제”라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 이재명 사건에서 보여준 이례적 속전속결,
- 파기환송을 주도한 판사를 행정처장에 앉힌 인사,
- 행정처장 본인이 국회에서 해당 판결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발언
등을 보면,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국민들의 눈에는
- 사법개혁으로 자신의 책임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 대법원이 조직적으로 개혁법안에 반발하는 것처럼 보일 위험이 큽니다.
“박영재만 물러나고 끝날 문제 아니다”…조희대 사퇴론이 힘을 얻는 이유
박영재 처장의 사퇴 선언은 사법부 안팎의 거센 비판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 표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를 임명하고, 이재명 사건 파기환송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희대 대법원장 스스로는 아직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시민단체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공수처에 고발해 수사가 시작된 상태이고,
여당 내부에서도 “사법권 남용과 정치 편향 인사의 정점에 있는 인물이 계속 버티는 한, 법왜곡죄·재판소원 같은 제도적 견제 장치는 더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법부의 신뢰는 한 명의 판결이 아니라, 수장의 인사와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이재명 선거법 사건에서 보인 이례적 진행, 박영재·천대엽 인사에서 드러난 정치적 고려,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대법원의 조직적 반발 등을 종합하면, 조희대 체제 아래에서 사법부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박영재 한 사람의 퇴진으로는 사법 불신의 뿌리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결국 조희대 대법원장이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 그리고 정치와 거리를 둔 새로운 사법 리더십을 세우는 것이 사법부와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사회적책임연대(SRN) 김숭선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