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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창원지법 김인택 판사의 ‘명태균 무죄’와 해외 접대 의혹, 사법 신뢰를 무너뜨리는 위험한 신호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 1심에서 전면 무죄를 선고한 김인택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판결 전날 대기업 면세점 간부에게서 해외 여행 접대를 받은 혐의로 약식기소된 사실이 드러났다.
게다가 그 여행에 형사 피고인인 면세점 팀장과 그의 변호인까지 동행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재판 코칭 대가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사법부가 윤석열·김건희 정권과 얽힌 ‘명태균 게이트’를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판결 전날 약식기소…현직 부장판사, 피고인과 해외 여행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는 HDC신라면세점 황 모 팀장이 김인택 부장판사에게 일본 여행 경비를 대납한 혐의를 확인하고, 지난 2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두 사람을 벌금 500만 원 약식기소했다.​
현직 부장판사가 대기업 관계자로부터 금품성 접대를 받아 형사 피의자가 된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다수가 “법관의 금품·향응 수수는 다른 공직자보다 더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답한 바 있어, 사법 신뢰에 미치는 타격은 작지 않다.

 

문제의 여행은 한 번이 아니라 최소 두 차례였고, 그 중 2023년 2월 28일 일본 히로시마 여행에는 황 팀장의 변호인 조 모 변호사까지 동행한 사실이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당시 시점은 황 팀장이 명품 시계 밀수 사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이자, 2심이 막 시작되기 전이었다.​
즉, 형사 피고인과 그 변호인이 현직 부장판사와 함께 해외 여행을 다녀온 것이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유로 청탁금지법 위반만 적용했다지만, 상식적으로는 “재판 전략을 조언받기 위한 접대였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명품 코트 95% 할인까지…“재판 코칭 대가” 의혹
보도에 따르면 김인택 판사는 여행을 앞두고 자신의 여권 사진을 황 팀장에게 보내줬고, 황 팀장은 이를 이용해 700만 원 상당의 막스마라 코트 두 벌을 95% 할인된 가격에 구입했다.​
김 판사는 실제 출국장 앞에서 이 코트를 넘겨받았고, 여행 경비 역시 상당 부분 황 팀장 측이 부담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후 3월, 동행했던 조 변호사가 황 팀장 사건 2심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고, 그의 로펌 홈페이지에는 “HDC신라면세점 소송·자문”이 주요 업무 사례로 소개돼 있다.​
조 변호사는 김 판사와 같은 사법연수원 22기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뒤 로펌으로 이직한 전직 판사다. 이 구도를 놓고 보면, “현직 부장판사가 전·현직 법관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기업 피고인의 재판 코칭을 도왔고, 그 대가로 명품·해외여행을 제공받은 것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가 선고한 ‘명태균 무죄’, 정당했나
이 같은 의혹이 더 심각한 이유는 김인택 판사가 최근 전국적 파장을 낳은 ‘명태균 무죄’ 재판의 재판장이라는 점이다.
명태균 씨는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가까운 ‘정치 브로커’로 지목돼, 공천 헌금·여론조사 대납 등 각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돼 왔다.​
그럼에도 김 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대부분에 대해 “정치 활동이 아니다” “차용증을 썼으니 문제 없다”고 보며 전면 무죄를 선고해, “정권 실세와 연결된 인물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법원이 윤석열·김건희 정권과 얽힌 민감한 사건에서는 유난히 관대한 판단을 내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쌍방울·곽상도·명태균 사건 등에서 공소기각·무죄가 잇따르고, 그 과정에서 담당 판사·검사에게 친정부 인사들과의 인맥·이해관계 의혹이 제기되는 현실은, “사법부가 권력과 유착해 사건을 무마하거나 형을 낮추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운다.

 

 

약식기소로 끝낼 일인가…정식 재판 통해 전모 밝혀야
검찰은 이번 사건을 벌금형 약식기소로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김인택 판사가 “여행 경비를 모두 정산했다”고 주장하는 만큼, 스스로 정식 재판을 청구해 유무죄를 다투도록 하는 것이 최소한의 책임 있는 태도다.​
또한 법원도 사건 중요성을 감안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현직 부장판사의 청탁금지법 위반이자, 정권 핵심과 연루된 굵직한 사건들의 재판 공정성에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재판 과정에서

여행 경비와 명품 코트의 실제 결제 내역, 황 팀장·조 변호사와 나눈 대화·연락, 히로시마 여행 이후 황 팀장 2심·명태균 사건 판결 과정에서 어떤 법률적 조언이 오갔는지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만약 재판 코칭·알선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단순한 청탁금지법 위반을 넘어 직권남용·뇌물죄까지 검토해야 할 중대 범죄다.
반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김 판사가 스스로 무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어느 쪽이든 빠른 종결이 아닌,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다.

 

사법부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 권력과 거리 두고, 국민 앞에 책임지라
프랑스 르몽드 등 해외 언론은 이미 “한국 사법 시스템이 부유층과 권력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국민 인식이 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법원 사법농단, 최근 권력형 비리 무더기 무죄 판결, 그리고 이제는 ‘재판 코칭 의혹을 받는 현직 부장판사’까지 겹치면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더 떨어지고 있다.

 

김인택 부장판사 사건은 단지 한 명의 일탈이 아니다.
윤석열·김건희 정권과 관련된 사건에서 반복되는 선택적 수사·관대한 판결·판·검사 인맥 네트워크의 민낯을 보여 준다.
이제라도 검찰과 법원은 김인택 판사의 접대·여행 의혹, 명태균·황 팀장 등과의 관계, 그가 맡아 온 주요 사건에서의 판결이 공정했는지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사법부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특권 집단이 아니다.
법관 역시 잘못을 저지르면 수사·기소·재판을 통해 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원칙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김인택 부장판사 사건의 진실이 끝까지 밝혀지고, 관련 책임자들이 예외 없는 처벌을 받는 것만이,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첫 번째 걸음이다.